80대 어머니가 복지관에서 그림수업을 받게됐어요
멋진 일이죠!
정식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는 어머님 인생 파이널 무대에 그림 작가가 되어보는 기회라니요
미술학원장님이 아크릴 물감을 쓰기전에 색연필과 싸인펜을 이용해서 동화책 삽화도 옮겨보고 주변의 사물에 그려진 무늬들을 그려보게 수업을 하시는것 같아요
접근하기 쉬운 재료를 써서 초심자의 관심을 부드럽게 끌어주는 수업이 참 배려있더라고요
학원에서 원장님이 제공해주는 마카펜 세트가 엄청 갖고싶으셨는지 어떻게 구하는지 말씀하시길래 같은걸로 얼른 주문해 드렸어요
다른 제품보다 좋은게
펜을 바닥에 고정시켜 꽂을수 있다는것이죠
안그러면 모두 꺼내놓고 쓰면 뒤죽박죽 어지럽고 색구별도 안되는데 한눈에 60가지 색감도 익혀가며 쓸수있는 장점이 있어요
어머니 집에 가면 작은 밥상위에 스케치북과 마카펜 박스가 소중하게 놓여있고 벽에 잘그렸다싶은 그림을 오려서 붙여도 놓고...
치마에 그려진 꽃무늬,가방에 장식된 단추,장농에 있는 공작새,교회에서 나눠준 액자에 그려진 예수,핸드폰 갤러리에 있는 어머님 사진....닥치는대로 맘대로 삐둘빼뚤 그려놓으셨더라고요
그걸 보면 눈물나게 이쁩니다
평생 고된 노동과 잘난놈들 눈치보고 이리저리 치이며 고달프게 살아오신 어머님에게 작은 위로의 시간이 되어주는것 같아서요
물에 번지지 않는 유성펜이라 보존력이 있어서 특히 좋아요
가격이 1만원 초반이라니 놀라울 따름.
그림이 오래도록 어머니 파이널 무대에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