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첫 사랑은 보나비타였고 얘는 한 10년 쓰다가 고장났어요. 온도 정밀은 스태그 EKG와 동급이라고 할 정도로 좋았지만 너무 무거워서 물줄기 흐름을 마음껏 조절하기 어려웠어요.
그러다가 최근까지 잘 쓰던 타임모어 케틀이 3년만에 운명하시는 바람에 새로 구입했어요. 타임모어는 점드립이 될 정도로 정밀한 브루잉이 가능했던 반면, 아티산 주전자는 그건 점드립은 어렵지만 초반 브루잉이 끝나고 중반에서 후반으로 갈 때 신나게 뿌려줄 때, 이 때 정말 좋아요.
타임모어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가격 저렴했고 당시 6만5천. 하지만, 온도 조절은 손끝으로 드래깅을 해서 올리고 내리고.. 이 온도가 정확히 딱 맞질 않아서 몇번이고 막 문질러댔어요. 온도유지는 3도 정도 떨어져야 다시 자동으로 맞춰요. 온도를 조절하는 이 상판에 미세한 구멍들이 있는데 이 곳으로 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았고 이 부분 때문에 고장난게 아닐까 의심합니다. 손잡이는 직각으로 떨어지는 모양새인데, 이게 엄지손가락 끝으로 손잡이 모서리를 지탱해서 쓰기엔 좋지만 무게 중심탓에 손가락쪽으로 힘이 많이 몰아가서 장시간 브루잉을 했다하는 날엔 좀 뻐근하더라고요.
아티산은 타임모어의 이런 부분들에 대한 단점이 해결됩니다. 일단, 전열기 상판이 90년대 전자기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긴 해도 물이 들어갈 곳이 전혀 없다는 점. 주전자의 손잡이의 끝 부분이 살짝 올라와 있는데 이 부분이 손목으로 주전자를 지탱하기에 매우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브루잉을 하는 본인이 어느 곳에 힘을 주어 내리는지에 따라 스태그로 갈지 브뤼스타로 갈지 달라질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잘 고려해보세요.
딱 하나 단점. 물을 얼마나 담아야 할지 주전자 안쪽의 눈금 표시가 잘 안보여요. 익숙해지면 상관없지만, 지금은 잘 안보여서 주전자 겉의 음각 표시를 보고 물을 담고 있어요.